(일본) 사내 삼각관계

근무중인 회사에 맞후임 여직원이 두 명 있습니다.
올해 초에 입사한 친구들이니 벌써 1년 가까이 지났네요.

얘네들은 동성커플입니다.
물론 쉬쉬하는건 아니고, 숨길려고도 하지 않습니다(동거중).
다만 흔히 떠오르는 동성커플과는 달리
연애라기 보다는 학창시절 친구 관계의 연장에 가깝네요.

약 반년 전부터, 두 명중 한 명(A)와 제가 친해지게 됐습니다.
저도 여자친구와 해어지기도 한 터라 쓸쓸하기도 해서
일 끝나면 카페나 데이트등 자주 놀러다니곤 했습니다.
그런 관계가 지속되다보니 집에도 자주 놀러가게 되고
아예 자고 가는 날도 많아지게 되더군요.

다만 회사 상사라는 입장도 있어서 지킬건 지키고
나머지 한 명(B)에게도 되도록 똑같은 대우를 했습니다.
A와 데이트를 하면 B에게도 데이트 신청을 하고
술을 안마시는 A와 카페를 갔다면 B와는 술을 마신다던가..

그러던 어느날 변수가 생겼습니다.
두어달 전 부터, 신입 남직원이 입사를 하였는데
사회경험도 풍부하고 말재주가 좋아
남녀 불문하고 인기가 좋은 친구입니다.

이 친구가 B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
회사내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게 발단이네요.

관리자 입장에서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어서
두 명을 따로 불러 개인 시간에 만나는건 자유지만
사내에서는 주변 시선을 의식하도록 주의를 주고
서로의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.

신입 남직원은 경솔함을 인정하고 사내에서는 자중하되
일과 시간 외에는 저와 같이 A와 B를 만나고 싶다고 하더군요.
자세히 물어보니, 두 명을 같이 상대할 자신은 없고
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흥미가 있는건 B쪽이라는 뉘앙스로
말을 꺼내면서 A를 제가 상대해주길 바란다고 하더군요.
B와 관계를 진전시키려면 A와도 친해져야하고
두 명을 동시에 상대하는건 대전제라고 충고를 주고
얘기를 끝냈습니다.

B에게는 시간을 들여서 심각하게 얘기를 나눴습니다.
이성적으로 관심이 없는게 아닐테니 애둘러 물어보니
역시 인정을 하였고, 그렇다고 A를 버릴 생각도 없다고 했습니다.

저도 제 감정적인 의견을 털어놓았습니다.
나와 A는 사귀는게 아니고, 사귀는건 B이니
지금까지 둘과는 일정한 거리감을 잘 유지해왔는데
이제와서 새로운 남자를 만나서 나에게 A를 맞기려고 하면
나는 A와B 모두와 관계를 단절할 수 밖에 없다고.

두 명의 관계를 신입 남직원에게 말 않한것도 비겁하다고.
남직원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, A를 내버린대다가
상사로서 회사 분위기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
나에 대해서도 매우 실례라고 말을 하였습니다.

여기까지 얘기를 하니 한 시간 정도, 무언의 상태가 이어졌습니다.
그러더니 B가 말을 꺼내기를 '나에게서 무엇인가를 원하는가'
라기에 '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'고 대답하였습니다.

내가 너희들과 어울리게 된 것은
우연히 상사와 부하의 관계로 만나게 된 것 뿐이지
특별한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기에
처음부터 무엇인가를 바라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.
다만 인간적으로, 두 사람을 소중히 다룬만큼
내 감정도 소중히 해줬으면 한다고 첨언을 하였습니다.

팝콘이랑 영화표랑.. CGV 하지만 공은 둥그니까 어디로 튈지 좀 잼있네여
그 뒤는 제가 거의 일방적으로 말을 꺼냈지만
B의 태도가 매우 순종적으로 바뀌어서
좋은 분위기 하에 서로 집으로 헤어졌습니다.
다만, 남직원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지
A와 잘 얘기를 해서 정할것이라고 약속을 하고 말이죠.

A와 B는 주말동안 여행을 간 상태입니다.
어떤 답이 돌아올지,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.
다만 앞으로 제가 어떻게 처신을 해야될지
어떠한 답이 돌아오더라도 참 힘든 결정이 되겠지요.